2023-03-29
어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우리 대표팀과 우루과이의 친선 경기가 있었죠?
그런데 경기 시작을 한 시간 앞둔 시점에, 축구 협회가 기습적으로 사면을 발표했습니다.
승부 조작 사건 등으로 징계를 받았던 백 명이 그 대상인데, "카타르 월드컵의 16강 진출을 축하하고, 축구계의 화합과 새로운 출발을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사면 대상이 누군지는 비공개라고 밝혔습니다.
누구를 위한 사면이냐, 논란이 일고 있는데, 먼저 김태운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리포트
6만 3천여 관중이 가득 들어찬 클린스만 호의 두 번째 평가전.
그런데 경기 시작 1시간 전, 대한축구협회가 사진 1장과 함께 뜬금없는 사면 결정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2011년 프로축구에서 벌어졌던 대규모 승부조작 사건 가담자 48명을 포함해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았던 지도자들까지 모두 100명의 축구인이 그 대상이었습니다.
축구협회는 "월드컵 본선 10회 진출과 카타르월드컵 16강을 자축하고, 축구계 화합을 위한 현장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밝혔고, "오랜 시간 자숙하며 충분히 반성한 축구인에게 기회를 부여하는 취지"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모두의 관심이 쏠린 평가전 직전에 기습적으로 발표한 시점부터 부적절했고, 민감한 사안임에도 공개적인 여론 수렴 한 번 없었습니다.
[이산/축구 팬]
"너무 딱 A매치 기간에 그걸 발표했다는 것 자체가 타이밍도 그렇고, 축구 붐이 일어났던 것에 대해서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협회는 월드컵 직후부터 현장의 요구가 있어 오랫동안 검토해온 사안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사회 진행 과정도 사실상 일방적이었습니다.
프로축구연맹만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냈을 뿐, 이영표와 이동국 등 선수 출신 부회장을 포함해 다른 모든 참석자들은 침묵을 지켰습니다.
보통 찬반이 갈리면 투표를 거치지만 어제는 표결도 없이 그대로 통과됐습니다.